두루의 활동/두루와 월요노인밥상

189회차 월요노인밥상

두루두루배움터 2024. 1. 23. 14:05

월요노인밥상 시즌2 189회차
2024.1.8

공원 햇살 아래 모인 노인들이 삼삼오오 이야기 중이다.
"살짝 까진 걸로 호들갑이다."
"반창고 붙이면 될 걸..."
"죽었어야 하는데 아깝다."
이재명대표 피습사건에 대한 이야기.

귀를 의심했다. 
노인들 이런 생각을 하고있고 이런말 서슴없이 하다니...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죽을 뻔한  인간에 대해 참 무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인은 인간에 대한 예의 없어도 되는가? 무례해도 되는가?

편치 않아도 서글퍼도 무례해도 밥은 먹어야 하니까 
189회차 월요밥상 수다식당에서 진행했다. 
박성규, 남선진, 김홍녀, 가호옥, 김차리 배식 설거지 담당.
박점심조리장 멋진 조리실력으로 
식사 40명 포장 43인분 봉사자 10명 총 93인분 나눴다.
잔반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맛나게 먹었고 남은 음식 하나 없이 싹싹 나눴다.

오늘이 가기 전 노인들과 정치 성향을 떠나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공원 노인들과 이야기 하러 갔더니 벌써 이야기 꽃 피었다. 영화배우 고박노식씨 아들 배우 박준규가 세금 4억 포탈했다는 것이다.
"유명한 놈들이 다 도둑놈"
"정치인들 다 도둑놈"
"배운 놈들 있는 것들 다 도둑놈"
"서민만 뼈 빠져라 일해 세금 벌벌 떨며 낸다"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손가락 휘어질 정도로 일하고 세금 낼 거 내고 살아온 노인들.
세금 안내고 나라살림 거덜 내고 자기 이익만 지키려는 정치인을 미워하면서도 그들이 만들어 내고 유포하는 이데올로기, 거짓선동에 가스라이팅 당하고 길들여져 자기 의식으로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노인 잘못이 아니라 노인 의식을 지배하는 이들이 비인간적인 것이다. 노인의 잘못이라면 피지배자이면서 지배자 의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일텐데...
남의 문제가 아니다. 고향 계시는 아버지와 명절마다 언쟁하는 우리 집 풍경. 우리 부모 세대가 겪은 전쟁 개발 독재와 거기서 생존해야 했던 세월이 측은하다. 친일 전쟁 독재 시대 거쳐 공고해진 기득권 지배에 길들여진 노인 의식이 서글프다. 

결국 나는 노인들과 더 깊이 만나 노인 의식에 깊이 각인된 것들과 만나고 만나서 녹이기로 다짐한다. 언제까지일지 모르나 힘 닿는 데까지...
그래도 여성 노인들은 영화도 함께보고 대화도 하고 괜찮다. 존경받는 선배시민 되도록 여성노인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

이번주십시일반은 
강북희망네트워크, 수유1동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김지혜, 남미희님 매월 십시일반 후원에 고맙다.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다음주 190회차는 1.15 한우육개장.
노인들 마음도 인간적이고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따뜻한 밥 한끼 또 간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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